2010년 12월 9일 목요일

부산 두도, 쥐도(서도]

[부산 두도, 쥐도(서도)][인천 장봉도 끝자락, 동만도와 서만도]
[위성지도 쥐도]
무인도 대탐사-감천항 앞 두도

억새와 어울린 동백군락…
솔개, 지친 날개를 쉬다
귀화식물 천지, 토끼 배설물도
괭이갈매기 등 조류 7종 확인

감천항 방파제를 막 벗어나면 비스듬하게 깎여나간 장방형의 섬을 만나게 된다. 부산 연안의 무인도 가운데 제법 큰 편에 속하는 두도다. 면적은 1만9000㎡이다.

외해에 있는 탓에 바닷바람과 파도에 찢긴 흔적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섬으로 다가가면 붕괴가 진행되면서 당초 한 개였던 섬이 두 개로 갈라지고 있다. 섬 중간의 정상 부분에서 흙과 암석이 무너져 내려 흉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섬 아래쪽에서 등대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폐그물과 철근으로 60~70㎝ 높이의 담을 쌓아 놓았으며, 4부 능선 가까운 지점부터 나무와 풀이 울창하게 우겨져 있다. 또 정상 부근에는 하얀 무인등대가 설치돼 뱃사람들의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두도에는 팽나무 등 키가 큰 나무들이 많을 정도로 식생이 발달해 있다. 등대 근처에는 유럽에서 건너온 귀화식물인 진득찰과 서나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억새가 섬 전체를 뒤덮고 있다.

두도의 식생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사항은 해송이 없고 사면을 따라 동백나무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는 점이다. 이와 관련, 경성대 생물학과 문성기 교수는 "인근의 송도 암남공원 등지에 있는 동백나무 씨가 이 곳으로 날아와 발아 성공률이 높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기장에서 가덕도에 이르는 지역을 조사해본 결과, 자생하고 있는 동백나무는 두도에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람과 동물에 의해 섬의 식생이 바뀐 흔적도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섬에는 토끼의 배설물이 많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살고 있는 토끼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토끼가 갉아 먹은 흔적이 선명한 천성과나무도 서너 군데서 발견됐다.


두도 개요 주소:부산시 서구 암남동 702 면적:1만9000㎡ 높이:59m [위성지도 쥐도]

또 바닷가의 특징종으로 사철나무 보리밥나무 다정큼나무 예덕나무 등 난온대성 식물이 자리잡고 있으며, 해안가에 많이 분포하는 밀사초와 한약재로 쓰이는 맥문동도 넓게 자라고 있다.

이 섬의 식생이 양호한 근거로는 자생하는 식물의 종이 많다는 점이다. 두도에는 모두 42종의 각종 식물이 분포하고 있으며, 목본종도 눈에 많이 띄고 있다.

문 교수는 "2년 전에 두도를 방문했을 때는 섬 중간 부분이 붕괴되지 않아 등대 쪽에서 반대편으로 건너갈 수 있었으나 이제는 갈라진 큰 틈새 때문에 불가능해지면서 식생의 변화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초본류와 팽나무 사스레피나무 등의 활엽수가 자생하고 있는 환경조건은 육상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새들이 살기에 적합하다. 실제로 이번 조사기간 두도에서 확인된 조류는 모두 7종.

우리나라 해안이나 무인도에서 번식하는 대표적인 종인 괭이갈매기는 두도의 오랜 친구다. 이 새는 국제적으로 볼 때 중국 동부해안과 우리나라 및 일본 등지에서만 살고 있는 종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높다. 괭이갈매기는 두도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먹이를 찾기 위해 날아오고 있다.


이 곳에서 번식하는 또 다른 조류는 붉은머리오목눈이. 두도에서 밀도가 가장 높은 우점종이다. 또 섬의 정상부근에서 개체는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까치 둥지도 발견됐다. 이는 까치가 두도에서 번식한 뒤 육지로 이동한 증거라는 게 탐사팀인 부산대 생태연구소 이찬우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밖에 우리나라 남해안에 주로 서식하는 동박새 바다직박구리 노랑턱멧새 및 솔개 한마리가 포착됐다. 솔개는 산업화와 더불어 개체수가 급감한 종으로, 낙동강 하구와 인근 해안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종이다.



무인도 대탐사 <7> 부산시 서도

동백나무와 칡덩굴 생존투쟁 벌이다
다대포 몰운대서 600m거리 몽돌해변 형성
익모초 등 경작흔적도… 동박새 개체 많아

서도 개요

주소: 부산 사하구 다대동 산 146
면적: 53,455㎡           [위성지도 쥐도]
높이: 95m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 위치한 서도(쥐섬)는 부산의 무인도 가운데 육지와 가장 많이 닮았다. 암갈색의 흙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의 토양과 같고 식생이나 암석 구성도 유사하다. 이 섬은 다대포 몰운대에서 남동쪽으로 60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외롭지 않다. 원추형 모양을 하고 있는 서도는 주변에 작은 동호섬과 동섬도 거느리고 있어 사나운 파도도 많지 않다.

덩굴식물인 칡과 마삭줄이 섬에 먼저 들어와 자생하고 있는 동백나무를 감싸며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예전에는 호수=선착장이 없고 바닷물과 만나는 곳은 온통 바위로 뒤덮여 있다. 이 곳의 암석을 조사해 보면 서도가 위치한 곳은 지금으로부터 7000만년전 중생대 백악기 후반에는 호수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서도를 구성하는 암석은 화산 분출로 생겨난 안산암질 응회암과 호수에서 퇴적된 응회질 사암 및 호온펠스(열로 인해 변성된 암석)로 이뤄져 있다. 육지의 암석과 큰 차이가 없으며, 태종대 지역의 암석 구성과 비슷한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게 탐사팀인 부경대 환경지질학과 백인성 교수의 설명이다.

백 교수는 "예전에는 이 곳이 호수였으나 화산 분출의 영향으로 섬이 되었다"며 "서도의 암석이 육지와 서도가 옛날에는 지질학적으로 한 몸체였음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덩굴식물과 동백나무의 생존 경쟁=서도의 갯바위 곳곳에는 낚시꾼들이 쓰레기를 태운 흔적이 남아 있고 40~50m 앞의 동호섬을 바라볼 수 있는 해안가에는 길이 15m 너비 7m의 몽돌 해변도 형성돼 있다. 해안가 바위에서 섬의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흰색의 기다란 밧줄이 설치돼 있다. 섬에 사람들의 출입이 잦다는 증거다.

밧줄을 잡고 가파른 경사를 오르다 보면 천문동과 머루 장딸기 등의 초본식물을 만난다. 여기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동백나무 군락이 나타난다. 서도의 식생 특징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서도의 식생에서 눈에 띄는 점은 덩굴식물과 동백나무 등 교목이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마삭줄 칡덩굴 박주가리를 비롯한 덩굴성 식물들이 동백나무를 감싸며 나무의 생육을 가로막고 있다. 동백나무가 섬에 먼저 들어와 상록수림을 형성했으나 칡의 공격이 본격화되면서 식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게 식물전문가의 진단이다. 동백나무 군락 사이에는 팽나무 무룬나무 보리밥나무 굴피나무와 해안가의 대표적인 식물인 예덕나무도 많이 자라고 있다.

탐사팀인 경성대 생물학과 문성기 교수는 "서도에 분포하고 있는 86종의 식물 가운데 동백나무와 칡이 생존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식물이 같은 환경에서 같은 형태로 닮아가는 공진화 현상이 이 곳의 식생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교목들과 숲이 울창한 서도에선 동백나무가 점차 죽어가고 있다. 동백나무 잎에는 벌레가 갉아 먹은 듯한 구멍이 나 있고 가지가 쉽게 부러진다. 섬의 중턱에 자라고 있는 키가 큰 팽나무는 해풍의 영향을 받아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고 나무 밑 햇빛이 많지 않은 땅에는 어른 주먹만한 크기의 열매와 손바닥 크기의 잎이 3개인 큰 천남성도 눈에 띈다. 이와 함께 맥문동 파리풀 남산제비꽃 산골무 주름조개풀 등의 초본식물도 많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섬의 정상으로 오르다 보면 만날 수 있는 100여평의 평지에는 덩굴식물 사이로 방아꽃(배초향)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보라색의 이 꽃에는 나비들이 많이 날아든다. 하얀색의 대만 흰나비를 비롯해 호랑나비와 작은 멋쟁이가 기분 좋은 비행을 하며 이 꽃 저 꽃을 날렵한 몸짓으로 옮겨 다닌다. 억새를 헤치고 섬의 정상에 이르면 하얀색 등대가 멀리 목도를 바라보며 서 있다. 시원스런 해풍이 등대를 돌아 섬 전체에 퍼지면 경사면에서 자생하고 있는 뽕나무도 잎을 가볍게 흔들며 화답한다.

방아 제피 두릅도 섬 곳곳에 분포하고 있으며 익모초도 눈에 많이 띈다. 특히 익모초는 야생 상태로 자라는 경우가 드물다. 이는 인간의 인위적 인 간섭이 많다는 증거이며, 경작의 흔적을 보여준다. 부산의 무인도 가운데 서도는 몇 안되는 개인 소유의 섬이다.


#동박새가 많다=동백나무 군락을 좋아하는 동박새는 서도 전역에 퍼져 있다. 서도를 탐사하는 동안 동박새 울음소리가 많이 들렸고 간혹 비행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동박새는 생김새가 매우 귀엽기 때문에 예로 부터 화조도의 소재로 자주 등장했다. 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인 직박구리와 괭이갈매기가 서도 주변을 비행하고 있으며, 솔개도 천천히 하늘을 날고 있다.

탐사팀인 부산대 생태연구소 이찬우 연구원은 "동백나무를 비롯한 교목이 우점하는 서도에는 특이한 새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동박새 개체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글=조진만기자 jmcho@kookje.co.kr
사진=서순룡기자 seosy@kookje.co.kr



조회 : 2089
작성 : 2005년 11월 30일 13: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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